책장# 미코의 보물상자

미코의 보물 상자

우울함에 들러 본 서점. 모리사와 아키오 작가의 소설이 나왔구나. 무지개곶의 찻집을 읽고 엄청 기분이 좋았고, あなたへ도 읽고 있는 나에겐 매우 반가운 작가의 이름과 신간.

또 한 권의 힐링도서가 나왔구나 싶었다.
그리고 겉표지를 보는데 너무너무 설렜다.
두근두근. 너무 예쁜 표지다. 일서의 겉표지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의 다리 사진이 있었는데, 왠지 첫 인상으로 그런 겉표지라면 구매를 꺼렸을 것 같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일서 겉표지가 왜 그런 사진인지 알게 되었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원서의 표지가 책 내용과 훨씬 잘 맞는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번역본 겉표지는 아주 동화스럽고 순수해보이지만, 결코 순수함에 관한 책은 아니었다. 책 속에는 무수한 상처들이 있었다. 이 책의 모티브가 된 실제 모델도 상처를 가진 인물이라고 한다.

물론 상처만 나와서 아픈 그런 책은 아니었다. 미코의 보물상자는 상처 치유의 결과물들이 모여 있었고 상처가 하나 하나 치유될 때마다 보물상자가 쌓여가는 모습에 나의 마음도 행복으로 풍족해지는 책이었다.

모리사와 아키오 작가의 책들은 참 쉽게 편하게 읽힌다. 이 책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근데 조금 달랐던 몇 장면이 있었는데….
첫번째 챕터부터 희한한 성매매 장면이 나온다.
적잖이 충격이긴 했는데, 읽다 보면 왜 이런 장면이 연출된 것인지 알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미코는 어렸을때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 할아버지 곁에서 자랐다. 태어났을 때부터 나이를 먹을 때까지 상처를 몸에 안고 사는 사람이다. 각 챕터는 미코가 주인공이 아니다. 미코의 주변 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책 제목에서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미코는 그들에게 받은 것들을 모두 보물로 간직한다.
이 보물들은 치유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하나 하나 상자에 쌓여가면서 미코의 마음 속 상처가 낫고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상처 하나쯤은 있다. 그러한 상처 속에서도 매우 가치 있는 보물을 발견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소 변태같고 이상한 장면들도 나중엔 다 이유가 있고, 상처가 깊은 이들에겐 상당히 정당하고 의미있는 행동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책을 읽다가 작가의 센스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우리 작가님의 책들이 부분적으로는 이어져있구나 ㅋㅋㅋㅋ 뭐랄까 너무너무 반가웠고, 스릴도 있었다. 시리즈물을 보는 기분. 숨은 다른 책 찾기 같은 두근거림. 깨알 재미를 선사해주시다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나 이 책 읽고 너무 많이 울었다.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르겠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오랫동안 연을 끊고 지내다 돌아왔을 때 두 분 모두 돌아가신 걸 알게 되는 모습. 미코가 치코를 만나기를 기다리는 모습. 등등 계속 눈물이 흘렀다
왜 울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나도 같이 치유 받는 기분이었다.

너무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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