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왜 분노해야 하는가

올 1월에 있었던 그랜드마스터클래스 빅퀘스천 2016에서 처음 알게 된 장하성 교수. 그리고 그의 저서 「왜 분노해야 하는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그 컨퍼런스였다. ‘왜 분노하지 않는가’ 라는 빅퀘스천을 들고 온 그는 대략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장하성 강연. “왜 분노하지 않는가” 그랜드마스터클래스 빅퀘스천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자식이 부모보다 못 사는 사회’가 되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것은 기성세대이지만, n포세대와 잉여세대가 생겨난 이유도 바로 기성세대이다. 그런데 10년 후, 20년 후 기성세대는 힘이 없고 어쩌면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때의 사회의 주역은 지금의 청년 세대이다. 그런데 청년 세대는 많은 것을 포기했고, 변화해야 하는 한국 사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미래에 한국에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은 바로 지금의 청년 세대인데 말이다. 이대로 가면 한국은 발전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지금보다 더욱 못 살게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와 계신 청년세대가 혹시,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한국이 이모양이 되었으면 기성세대가 바꿔야지 왜 청년세대에게 이 나라를 바꿔야 한다고 하느냐며 무책임하다고 이야기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한국을 바꾸고싶어하지 않는다. 또한 과거의 향수에 젖어 과거식으로 바꾼다고 쉽게 바뀔 수도 없다. 청년 세대가 바꾸지 않으면 이 나라는 영영 바뀌지 않을 것이다. 바꾸지 못 하는 기성세대여서 정말 미안하다.

이 책과 장하성 교수에 대해서 편이 나뉘는 것 같은데, 나는 이 책 내용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감하는 쪽이다.

장하성 – 왜 분노해야 하는가

이 책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지금 얼마나 불평등한 사회인지 수십개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그래프 자료들을 보면 한국인의 소득 불평등 상태, 가계 기업 정부로 이뤄진다는 시장경제의 순환구조에서 멀어진 현 대기업 독점 실태 등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급여를 받는 노동자의 3분의 1의 월급이 100만원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에 비해 국내 주요 대기업(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본사)과 시중5대 은행(1위가 외환은행이라고 함) 남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이 넘는다.
그리고 자영업자의 월 평균 순이익은 200만 원이 채 안 된다. 통계를 계속 들여다 보면, 경제가 성장하니 전 국민이 잘 사는 게 아니라 특정 대기업과 은행 직원이 잘 살게 되고 있었다.
가계는 빚을 내서 집을 사고 매달 나가는 대출금에 허덕일 때 기업은 현금이 남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오히려 순이익으로 재산을 불리고 있는 실정이다.
개개인의 저축으로 은행에서 기업에 투자를 하고 기업은 성장하고 임금 분배가 다시 가계로 돌아갔던 과거 방식에서 이제는 벗어나 있음에도, 기성세대는 여전히 과거 방식이 머릿 속에 박혀서 기업이 잘 살면 가계도 잘 산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프가 너무 많아서 책 한 권 읽는 데 굉장히 오래 걸렸다.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필자가 이렇게까지 수많은 자료들을 제시하며 하고싶은 말이 있을 거라며 끝까지 읽어보았다.

그러나 나의 결론은, 이 책을 읽고나서 더욱…..이 나라는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는 거다. 물론 필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매우 이상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굉장히 비현실적이다. 어느 세월에 이런 한국의 사태를 바꿀 수 있을까. 기업의 원천적인 재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국회는 기업의 재분배에 손을 댈 수 있을까?
지금 불평등이 가장 큰 문제일까!?!?!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국이 바뀌는 게 불가능하거나, 바뀐다고 해도 아주 먼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굳이 바뀌어야 하나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도 잉여세대 n포세대 라고 불리는 청년세대가 의외로 대체로 자기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정말 아이러니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투표로 세상을 바꾸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진짜 늦은 거라는데…그래도 진짜 간절한 소망이라면 정권교체가 되든 안 되든 이 나라를 이끌어갈 제대로 된 정치인이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의 한 표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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