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의 미스터리들은 왜 이렇게 재미있는 것인가.
빠져든다….빠져들어….이러다가 이 작가의 책을 다 사버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제목 하나를 가지고 오만가지 상상을 하게 되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말인가!
도대체 누가 죽었던 것인가. 타임슬립인가!!! 등등….
별 상상이 다 들었다.ㅋㅋㅋㅋㅋㅋ

주인공 나카노(이 책의 화자다)가 7년 전 헤어진 옛 연인인 사야카로부터
기억을 찾는 걸 도와달라고 부탁받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주인공 사야카는 자기의 어릴 적 기억이 하나도 없다.
아무리 어릴 적 기억이 없다고 해도, 기억 상실이라 말할 정도로 어릴 적 기억이 단절돼있다면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사야카의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낚시를 간다고 얘기하고는 비밀스럽게 어딘가에 다녀온다. 물고기는 항상 잡지 못 했다.
사야카는 아버지의 유품인 지도와 열쇠가 그녀의 어릴 적 기억을 찾게 해줄 실마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자신과 어딘지 모르게 닮은, 6년간 사귀었다 헤어진 예 애인 나카노였다.
나카노는 남편과 아이가 있는 사야카의 부탁을 왜 굳이 자신이 들어줘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결국 둘은 사야카의 어릴 적 기억을 찾으러 모험을 하게 된다. 사야카는 자신의 딸 미하루를 학대하고 있는 것을 너무나 괴로워했고, 자신의 학대의 원인이 분명 잃어버린 어린시절의 기억 속에 있을 거라고 나카노에게 고백한다. 나카노는 이런 사정을 듣고 사야카의 기억을 찾는 것을 점점 도와주고 싶어한다.

책에서 두 사람이 찾아간 폐가는 뭔가가 툭 튀어나온다거나 하는 것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공포감에 휩싸일 수가 없었다. 적막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내기 직전의 순간마다 무서워서 손이 떨렸다. 왠지 소름 끼치는 공포였다.

그 공포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지나치게 디테일한 폐가의 묘사였다.

손으로 그린 지도를 들고 폐가로 찾아가는 동안의 풍경, 건물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비포장도로와… 별장으로 들어서는 길들, 주변의 분위기.. 지금 생각해도 음산하다(리뷰 쓰는데도 상상을 했더니 두근두근). 책 속의 공간인 폐가의 묘사는 마치 내가 거기에 가 있거나 내 영혼이 그들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소오름.
지하실에서 계단을 올라가 거실과 서재와 주방의 구조들과 복도에 무엇이 있고 등등등….그 집의 설계도가 그려질 만큼 디테일한 묘사. 점점 더 큰 공포감을 불러왔다. 연이은 야근으로 기가 허해진 것도 한몫했던 것 같다만.

사실 기억을 찾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이틀 동안의 모험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사야카의 어릴 적 기억의 비밀을 밝히고 나서 왠지 그 집을 나가면 시간이 이미 며칠이 흘러있는 상태가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기억의 단서들이 무수히 많이 드러났다. 그만큼 단서 하나하나를 밝혀내기까지의 묘사들이 굉장히 섬세하고 자세했다는 것이다.
한가지 신기한 건,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서 수사 1과 아무개가 아닌, 일반인 나카노가
탐정이라도 된 것처럼 어떻게 그렇게 잘도 밝혀내는지 의문이었다. 천재인가!
어쨌든 그렇게 수많은 단서들이 결말에서 한순간에 풀리게 되는 게 너무나 신기했다. 아 정말 추리소설은 너무 매력적이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서 이런 공포물을 읽은 적이 없기에 낯선 타입을 읽어가니 추측도 안 되었다.
폐가에 같이 돌아다니는 듯한 몰입감에 추측을 할 겨를이 없기도 했고, 범인을 찾는 게 아니라 기억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게 계속해서 생각을 하다 보니 점점 더 무서워지고 있다…..
그러므로 끝을 내겠다.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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