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읽는 인간

「읽는 인간」은 책이 인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오에 겐자부로가 지난 50년 간 오직 책에 의지하며 살아온 인생, 소설을 쓰는 동안 영향을 끼친 책들과 작가들의 이야기를 강연하듯이 들려주는 책이다.
우선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책의 세계가 무한대라는 걸 느끼기 시작한 요즘, 책을 쓰는 데에 인생을 바친 오에 겐자부로가 어떤 주제로 독서를 권유할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오오에 겐자부로 – 읽는 인간.

그런데 나에게는 정말 낯선, 너무나 어려운 소설과 시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와 그림, 단테의 신곡, 심지어 허클베리 핀의 이야기조차 나는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거의 모든 인용문들이 매우 낯설어서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다행히 오에 겐자부로가 강조한 ‘재독’의 중요성과,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새 나만의 고전이 다가올 거라는 말을 가슴에 새겼기 때문에 언젠가 이 책 속의 책들을 읽을 기회가 내게도 올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었고, 그 책들을 읽은 뒤 「읽는 인간」을 다시 읽게 된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겠지. 이런 생각을 하니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고 책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또 한 가지, 이 책 속에 프랑스어, 영어 시를 여러 연구가들이 번역한 내용이 나오는데, 시의 어구를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또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 이 책이기 때문에, 번역가들의 개성있고 의미 있는 번역문의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없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오에 선생은 시구나 소설 속 내용에 대해 너무나도 큰 존경심을 나타냈으나, 독서 초심자인 나는 그렇게까지 감명 깊은 구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내가 책을 많이 읽어 온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일본인이 아니기에 그 감성을 이해할 수 없는 데다가 원문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게 더욱 큰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나마 일본어와 한국어가 어순이나 의미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대략 일서 원문이 어떻게 쓰여있는지라도 상상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물론 한국어로 번역된 이 책도 원문의 뉘앙스나 의미를 충분히 반영한 것이겠지만, 예를 들면 뭐랄까 어떤 소문이나 소식이 여러 경로를 거치면서 조금씩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원문은 어떻게 써 있는지, 어떤 일본어를 이렇게 번역한 것인지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원서를 구매하였다. 読む人

읽는 인간 – 번역본과 일서

비록 미천한 일본어 실력이지만 사전을 찾아가며 비교하고자 구매하였다. 또 나는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 또한 오에 겐자부로 선생의 책 읽는 방식으로, 전자 사전이 없던 시절 종이로 된 사전 책을 항상 옆에 끼고 다니며 책 한 권을 깊히 파고들었다는 이야기는 이 책에서 굉장히 감동받은 부분 중 하나이다. 나도 원문과 번역서를 비교해가며, 사전을 찾아서 공부해야겠다. 이렇게 한 권만 통달하면 다른 건 몰라도 일본어 실력은 어마어마해지겠지.

그럼 한 페이지를 비교해본다.

궁금했던 부분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 원문은 어땠을까. 이런 부분을 집중해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일본어 한자에도 여러 뜻이 있으니,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더욱 다양한 의미로 파생될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탄식 이라는 단어처럼. 다른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니 말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정말 책 없이는 살 수 없던 사람이었다. 첫째 아들이 장애를 갖고 있던 것에 대한 아픔도 책을 읽고 의지하면서 승화시켰다. 언제나 그는 책의 어떤 구절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로 풀어나갔고, 그래서 그의 글에는 특히 첫째 아들 히카리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또한 그는, 잊을 수 없는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도 소설 속에 녹여 영원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책의 구절에 어떻게 그렇게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그의 끈질긴 연구와 노력이 오늘의 오에 겐자부로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책이란 위대함을 느꼈다.

나의 인생에서는 아직 독서가 그렇게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나에게 독서란? 지친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출퇴근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고싶다는 의미에서 선택한 방법 정도이다. 그러나 이렇게 책을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잘 한 일인지, 미래에는 반드시 깨닫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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