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초상화는 실록과 함께 역사를 증명해 줄 수 있는 가장 사실적인 근거가 된다.
그림과 사진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해석되고 기록되었을까! 초상화와 화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그 시대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상상할 수 있었던 아주 알찬 시간이었다. 한국사에 대해서 깊게 한 번 파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 나의 인생 책이 생긴 것이다.

나에게 국사란 한낱 머리 아픈 교과 과목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국사나 세계사를 공부했던 방법이 ‘무조건 외우기’ 여서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았었다. 그래서 그때 이후로는 완전 거리를 두고 있었다가 최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이슈로 인해 한국사 능력 시험을 보고 싶을 정도로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많은 역사를 다시 공부하려고 하니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막막함 이었다.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이 책은 한국사에 대한 나의 생각을 뒤집은 아주 멋진 책이다.

이 책의 겉표지는 작자 미상의 <이채 초상화>.
초상화에서 인물의 성품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표현이 되어 있다.
이 초상화의 신기한 점은, 이채와 그의 조부 이재 초상화 두 점을 비교하는 페이지에 있었다. 같은 인물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닮은 두 개의 초상화를 나란히 보여주고 있는데, 여러 가지 추측이 있다고 한다.
현재 판단하고 있는 대로는, 조부와 손자의 초상화라고 하지만, 한 인물을 시간차를 두고 그린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이런 진귀한 초상화 수십 점이 담겨 있다.
역사적 내용이 헷갈리거나 혹은 아예 알지 못하더라도 초상화를 보는 것 자체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귀한 초상화를 사진으로 한 데 모아 보면서 인물의 풍채, 앓았던 질병, 성격, 당시의 복장, 시대적인 배경과 화풍 등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주름 하나, 사시의 눈, 곰보 자국, 수염 한 올 한올까지 사실 그대로 그리는 극사실주의를 추구했던 우리 조상들의 섬세함과 꼼꼼함, 집념, 고집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그림을 통해 숨겨져있는 이야기까지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유추해 보고, 전해지지 않는 위인들의 얼굴도 상상해 보았다.

이 책이 더욱 귀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현재 한국에서 직접 볼 수 없는 다양한 작품들을 책에서 모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옛 작품들은 현재 일본이나 북한에서 소장하고 있었다. 아쉽고 안타까웠던 한편, 이 책에서 그런 작품들을 소개해 주어서 매우 감사했다.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어렸을 때 굉장히 재밌게 읽었던 전래동화 박씨부인전.
(나는 박씨전으로 기억하는데, 박씨부인전이라고 한다.)
그 내용이 너무 재미있고 독특해서 심청전이나 흥부전 콩쥐팥쥐전보다 더 인상적이었는데, 이 책의 내용 중 박 씨 부인의 남편인 김시습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고 하여 관심이 갔다. 박 씨 부인은 여성에 대한 소망을 담은 허구의 인물이지만 그의 남편 김시습은 실존 인물이었고,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찍듯이 전래동화에도 실존 인물을 그려 넣어 좀 더 현실감 있도록 구성한 것이 많다고 한다.

명성황후의 정확한 얼굴에 대해서는 아직도 알려진 바가 없다.

하…… 이 부분에서는 내가 나이를 먹었나 싶었다.
국사 배울 때 이 사진이 명성황후라고 교과서에 실렸던 것 같은데, 후에 이 사람은 명성황후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어 교과서에서 삭제했다고 한다. (내 시절에는 분명 이 사진이 있었지…..심수봉을 닮은 명성황후 라며………)
게다가, 이 사진이 실린 교과서가 국정교과서였다고 한다.
책에게 고마워. 배한철 기자님 감사합니다ㅠㅠㅠ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징비록 OST part2. NEW WORLD

이 책을 읽는 동안, 역사적 사실을 더욱 좀 더 실감 나게 읽어보자며 선택한 앨범.
장영실 OST와 징비록 OST part2. 아 근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한국사에 관심을 가지는데 이 음악들이 시너지를 낸 듯하다.
갑자기 조선왕조실록 이런 게 읽고 싶고 막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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