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나의 친애하는 적

허지웅 – 나의 친애하는 적

‘친애하는’과 ‘적’의 상반된 의미가 합쳐진 책의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되었다. 좋아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자신을 괴롭히거나, 사랑하기 때문에 분노가 치밀었던 어떤 그런 것들에 대한 작가의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 있다.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내 나름의 복잡 미묘한 사연들에 대해서도 계속 친애할지 버려야 할지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거나 떨쳐버리고 싶은 사건들을 하나하나 꺼내 끄적끄적 적어 본다면 아마 책으로 엮을 만큼 많은 양이 차곡차곡 쌓여있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해 보는 건 정말 괜찮은 일이다.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가 참 많았는데, 요즘 나온 영화 몇 편을 제외하고는 본 영화가 거의 없었다. 나란 사람 참, 쓸쓸하구만. 여태 영화도 안 보고 뭐 했는가? 개중에는 내가 봤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해서 더욱 실감 나게 읽어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영화 평론가의 말은 어렵다. 난 뭐 그저 재미가 있고 없고 정도를 말하고 좀 더 얘기할 것이 있으면 영상이 아름답고 액션이 멋지고를 얘기하니 뭐. 하지만 드라마 <시그널>에 미흡한 점이 존재한다는 내용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열 번 정도 정주행 하고도 또 보고 싶은, 나의 인생 드라마이기에. 재미있으면 됐지. 역시 영화평론가는 힘들 것 같다.(글을 쓰다 갑자기 김윤아의 ‘길’을 듣기 시작한다. 시그널 또 봐야지.ㅋㅋ)

그러나 영화와 사회 문제를 연결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매력이 넘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관심 있는 이슈와 연관된 영화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특히 <로제타>를 보고 싶었는데, 이 영화를 소재로 하는 페이지에서는 울컥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젊은이로 살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그보단 참.. 국민으로 살기가 힘들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다행히도, 이젠 “이게 나라냐”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깨끗해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두근두근.

예능에서 봐 왔던 사람이다 보니, 책을 통해 대화를 하는 듯했다. 중간중간 작가의 말투 그대로 문장을 쓴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다. 허지웅 음성 지원 ㅋㅋㅋ 각 이야기 뒤에는 포인트가 되는 내용들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었는데, 읽다가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은 어김없이 맨 뒷장에 나와 있었다. 그것 또한 신기했다. 모르는 사람이고 관심 없는 사람이었는데, 왠지 터놓고 말한 것 같은 기분, 반가운 느낌. 허지웅이라는 작가에게 예상치 못 하게 다가가버린 것 같다. 무엇보다 예능에서 시원시원하게 말했던 것들과는 다르게, 이 사람도 나름의 상처가 있었던 것이 좀 놀라웠다. 그런 상처들을 글로 정리하면서 약간의 거리를 두기도 하고 버릴 건 시원하게 떨쳐버리려 하는 것은 배워야 할 점이었다.

– 오늘의 북리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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