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0 Framer를 시작하다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패스트캠퍼스에서 ‘Framer로 구현하는 인터랙티브 프로토타이핑 CAMP’수업을 들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출근시간보다 더 일찍 일어나 교육장소까지 다녀오고 집에 오면 회사 일을 하고, 빠듯한 6주를 보냈다. 수업은 무사히 끝났다. 아직 복습과 응용 연습이 많이 필요해 보이지만 어쨌든 나는 프레이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래서 오늘의 글을 시작으로, 프로토타이핑 도전기를 적어볼까 한다.

첫 만남

처음 프레이머를 접한 것은 3년 전 스케치 원데이 수업에서였다. 강사분께서 스케치 수업과 함께 아주 잠깐 시연해 주셨던 툴 중에 하나가 프레이머였다. 스케치에도 놀랐던 나는 프레이머를 보고 신세계를 경험했다. 잠깐 보았던 거지만, 프레이머를 활용해서 정교한 인터렉션을 내 손으로 표현한다면 매우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되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시간 이후로도 움직이는 화면만 보면 프레이머를 떠올렸다.

 

배우기를 망설였던 이유

나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 일에 관련이 있든 없든,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도전하고 즐거움을 느낀다. 그래서 배우기 어렵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하는 건 나에게 별로 고민거리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프레이머 배우기를 고민했던 가장 큰 이유는, ‘회사’라는 현실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스케치 수업 이후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잦은 야근으로 매일 집에 도착하면 밤 12시를 넘기기 일수였다. 그래도 주말이면 스케치나 인비전, 제플린, 슬랙 등을 사용하기 위해 몇몇의 인원이 함께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툴을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그렇다. 회사에서는 맥을 지원해주지 않았다. (나는 인하우스에서 멀티 소사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으며, 현재 디자인 툴로 포토샵 CS6를 사용하고 있다. 가이드는 PPT로. 프로토타입? 명석한 두뇌로 표현한다. )

UI를 디자인하는 팀이지만 ‘MAC’이란 허세 또는 사치품으로 받아들여졌다. 스케치와 제플린 도입이나 맥 지원 등 몇 번의 제안과 설득을 해 보았으나 소용없었다. 프레이머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분명 프로토타입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텐데 실제로 회사에서는 프레이머를 사용할 환경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아무리 효율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여도, 실무에서 쓰지 않으면 지속적인 배움에 대한 의지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나의 수고가 단지 취미생활이나 포트폴리오 만드는 것으로 끝나버릴 수도, 개인적인 욕심을 부린 것으로 결론지어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과연 이곳에서 프레이머를 활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인터랙티브한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을까?

 

수강신청, 그리고 타이밍

그래도 배우자고 생각해 왔다. 회사에서 못 쓰면 개인적으로 쓰자. 만드는 방법이 너무 궁금하고,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그리고 강의 소식을 듣자마자,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자기개발비 1년 치를 모두 쏟아부어 수강신청을 했다. 재미있게 공부해서 재미있게 써먹어 보자. 그러다 회사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여러 서비스 중 인터랙션이 많이 들어가는 화면의 UI/UX를 개선하는 것이 우리 팀의 올 상반기 목표로 세워졌다. 사용자들이 어떤 서비스인지 잘 몰라 사용률이 낮고, 안다고 해도 불편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움직이는 메타포는 현재 다름 아닌 gif 이미지 몇십 장이 무한 루프 되고 있다. 이 화면의 개선을 맡게 되었을 때, 프레이머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겠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내 맥북으로. 올해 새로 만난 디자인 팀장님은 흔쾌히 수락하셨다. 원래 하던 잡다한 업무들을 미루고 한 가지 작업에만 몰두하도록 배려도 해주셨다.

오픈 마인드, 나이스 타이밍, 절호의 기회.

 

6주간의 수업

수업은 토, 일 4시간씩 진행되었다. 10여 년 전 플래시 액션 스크립트를 배워 실무에 이용했던 것, 그리고 몇 명이서 웹 표준 마크업과 CSS스터디를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코드를 짜면서 희열을 느끼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했다. 수업 자체가 일단 너무 재미있었다. 막히는 부분이 많았지만 강사님이 꼼꼼하게 챙겨주셨고 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이해시켜주셨다. 몇 번의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기본적인 코드는 만질 수 있게 되었다.(아~주 기본) 다만 문제가 있었다. 6주간의 수업을 들으면서, 그 이외의 코드를 쓸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나저러나 나는 디자이너였다. 어떤 코드를 어느 상황에서 넣어야 하는지 활용하려면 백 번 천 번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도 디자인에 비해,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딱딱 나와 주니 사이다가 따로 없었다.

이번 수업을 통해 늦잠을 자던 주말의 습관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7시 30분만 되면 눈이 저절로 떠졌다. 제발 얼마 못 가서 다시 늦잠을 자게 되길 바라며, 오늘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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