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도쿄

‘새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일본어를 하나도 몰랐을 때 친구를 만나러 도쿄에 갔었다. 낯선 도시를 거닐던, 붉은 건물과 눈 쌓인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놀았던, 케이크를 사서 신나게 송년 파티를 했던, 디즈니랜드에서 가장 시끄럽게 놀았던 일 등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그곳이 나의 첫 번째 일본 여행지 도쿄였다. 몇 년 후 다시 그 친구와 함께 두 번째 여행을 했다. 그때는 여름이었다. 유람선을 타고 유유히 강을 따라 내려가며 다리마다 설명을 들었던 일, 디즈니씨에 가서 놀이기구 하나를 반복적으로 타며 또 한 번 성가시게 다녀본 일, 오사카로 가는 신칸센을 타고 가며 오벤또를 사 먹었던 일. 그 후로 나는 도쿄에 가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10월 말, 다시 도쿄 여행을 하게 되었다. 일본어를 알게 된 뒤로 도쿄는 처음이었다. 눈에 글자가 보이기 시작하니, 그동안 봐 왔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풍경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도쿄를 멀리했던 건 어쩌면 내 시야가 좁았기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현상 맡긴 사진을 찾아와 보니, 사진들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이게 다 일 거라는 어떤 그런 편견은, 이제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